Monday, August 12, 2013

"Frankly, my dear"



원문으로 읽었던 [Gone with the Wind]는 내게 있어 실망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소설을-번역판으로- 좋아한다. 너무나 대놓고 펼쳐놓는 인종차별과 노예제에 대한 정당화 때문에 웃음도 많이 나오고 말이지. 나는 인간의 존엄이니 물질에서 벗어난 삶이니 하는 말들이 얼마나 지독한 목적을 위해 쓰일 수 있는지 이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실제로 남부 연합은 자신들의 삶을 그리스-로마의 문명에 비교하곤 했는데, 노예 없이, 혹은 그 노예가 만들어내는 잉여 생산물 없이 문화가 발전할 수 없다는 그들의 주장은 이 소설에 알량한 문학성을 부여하는 기반이 되고있다.

그래도 이 소설을 좋아한다. 읽다 보면 영화 [As Good As It Gets]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오른다. 로맨스 소설 작가인 잭 니콜슨에게 한 여성이 달려들어 묻는다. "당신의 소설은 너무나 여성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는데 대체 그런 통찰력은 어디서 얻는 것인가요?" 니콜슨은 애써 친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한다. "나는 먼저 남자를 생각하고, 거기서 이성(reason)을 뺍니다. 그러면 여성이 되지요". 그리고 멍한 표정을 짓는 여자를 바라보며, 엘리베이터의 문을 닫는 잭 니콜슨. 여성 작가였던 마거릿 미첼은 이 소설을 어떻게 썼을까. 여성을 생각하고, 거기에 허영심 같은 것을 집어넣었나? 지역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심한 척 '신들의 황혼'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수 있는 그런 허영심? 혹은 좋아하면서도, 너는 내가 자주 다니는 술집의 여자만도 못하다며 조롱하고 모욕하는 그런 허영심?


이게 위에서 언급한 그 장면일텐데, 묘사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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