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의 유명한 가사를 살짝 바꾸자면, blood of a player, heart of a king 정도 될까.
Al-Farouq이라는 이름은 '왕이 도착했다' 라는 뜻으로 그의 가문은 나이지리아 지역 어느 왕조의 후예라고 한다. 정작 본인은 한번도 나이지리아에 가본 적이 없다지만.
팔 다리가 긴데다, 자신보다 몇인치는 더 큰 이들의 머리 위로 훌쩍 훌쩍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이른바 '기골'만큼은 지금도 왕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성 싶다. (그러나 신은 그를 1990년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에 내리셨다)
나는 내 이름을 좋아해본 적이 거의 없다. 한글로 쓰면 너무 동글 동글한 느낌이고, 영어로 써봐도 기껏해야 귀엽다거나 특이하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게다가 종종 내 이름의 뜻을 물어오는 사람들을- 대부분 해외에서- 만날 때 나는 가장 곤혹스러웠는데, 한글자 씩 풀이해보면 분명 의미를 찾을 수는 있었지만 그 뜻이 전혀 이치에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펄프 픽션]의 브루스 윌리스처럼 'Our name don't mean sh*t' 이라 넘겨버릴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글자마다 짚어가며 설명하지도 못한 채 그냥 얼버무리곤 했다. 그러고나면 한창 가속이 붙었던 대화는 시들해졌고, 이럴 때 나의 아쉬움과 짜증은 이름을 향했다. 어차피 내가 내 스스로에게 부여한 것도 아닌, 그 이름이기에.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