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duate 의 엔딩씬도 그 못지 않게 기억난다. 한국에서는 "졸업"으로 번역되었지만, 사실은 "졸업생"에 더 가까운 제목. 명문대 졸업생이지만 앞으로의 삶에 대해 미처 결정을 내리지 못한 벤자민 (더스틴 호프만 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감독인 마이크 니콜스는 마지막 씬을 찍으면서 배우들에게 미소를 짓는 데까지만 주문을 했다고 한다. 더스틴 호프만과 캐서린 로스는 미소를 짓고 나서, 컷 사인이 떨어지기를 기다렸지만 감독은 그 상태에서 계속 카메라를 돌렸고,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지 몰라 당황스러워하는 그 둘의 표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일을 저지르고 난 다음의 불안감과 함께하게 된 행복감- 그 감정이 교차하는 (듯한) 미묘한 표정이 둘의 얼굴에 떠오른다.
The Graduate이 빛나는 또 하나의 지점은 Simon & Garfunkel과 함께 한 사운드 트랙이다.
특히 마지막 씬의 배경으로 들려오는 Sound of Silence의 멜로디가 압권.
사실 마이크 니콜스가 영화 속에 넣을 곡이 더 없냐고 물어보았을 때 폴 사이먼은 아직 Mrs Robinson을 채 완성짓지 못한 상태였다. 당황해하며, 폴 사이먼은 말했다. "한 곡이 있긴 한데, 흘러간 것들에 대한 노래에요. 엘레노어 루스벨트와 조 디마지오가 등장하는.." 노래를 들어본 뒤 니콜스는 말했다. "이제 이 노래는 Mrs Roosevelt가 아니라 Mrs. Robinson에 대한 노래가 될 겁니다." 극 중 더스틴 호프만을 유혹하는 (그리고 캐서린 로스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인물이 Mrs. Robinson이었다.
. Mrs Robinson을 연기한 Anne Bancroft가 36이었던 반면 더스틴 호프먼은 당시 29살이었다는 것이 함정... Elaine Robinson을 연기한 캐서린 로스는 27 살이었군요.
첨언 한가지 더 하자면,
더스틴 호프만이 결혼식 장으로 뛰어가서 결혼 깽판치고 신부와 달려가는 장면은 정말 무수히 많이 패러디 되었는데,
아, 그리고 신화-너의 결혼식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영화 [졸업] 같은 일이 생길까/ 나에겐 그런 용기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