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24, 2013

어떤 만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cartoon&no=265643&page=1

새벽에 보게 된 이 만화가 나를 뜬금없이 사로잡았다. 나 역시 김닭과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없고,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더 와닿았던 걸까. 나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로 아버지를 기억하고 싶지 않고,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나 할머니에 대해선- 너무 미안해서 그런 걸까. 너무 오랫동안 할머니를 잊고 지냈던 것 같다. 6년이라는 세월이 잊게 만든 것이 아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잊고 싶었다는 말로,  변명을 해온 내 자신이 스스로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이다. 김닭이 "할머니의 기억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녀의 마음은 슬픔과 소재에 대한 욕심 사이에서 찢어져있던 것처럼- 결코 같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을 함께 유지시키기 위해 우리는 변명을 만들었다.

보이즈 투맨의 On Bended Knees 를 들으면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Can somebody tell me how to get things back the way they used to be"






Friday, December 20, 2013

미인


정외과 건물을 나오는데 동양계 미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주 잠깐 동안 보았을 뿐인데 몸이 저릿해지는 것 같은 그런 미인. 나를 대학원생으로 착각했는지 그 쪽에서 손을 살짝 흔들어보였다. 나는 말 없이 그녀를 지나쳤다. 돌아오는 길은 학교에서 대청소를 하느라 내놓은 종이 상자 냄새로 가득 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