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때마다 입에서 보석이 흘러나오는 여자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안다.
사람들은 그 아이가 말을 할 때면,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르르 몰려 보석을 주워가곤 했지. 그 아이의 입천장과 혀와 잇몸이 쏟아져 나오는 돌덩이들의 모서리에 긁혀 생채기나고, 피가 흐르고, 짓무르는 것도 알지 못한 채 말야. 하지만 그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도 한명 쯤은 있지 않았을까. 그 아이가 말을 할 때면 와장창 쏟아져 나오는 보석 소리,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의 발 소리로 항상 소란스러웠을테지. 하지만 거기에 가려 쉬이 들리지 않는 작고 여린 헐떡거림과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고통의 흔적들을 알아채는 사람도 하나 쯤 있지 않았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들 조금씩 미쳐있었다. 나는 그들이 남기는 미세한 광기의 흔적을 보면서- 조금씩 마모되어가는 이성을 보면서- 두려움과 설레임에 몸을 떨곤 했다. 그 광기를 내가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사랑했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랑한 것은 나였네.
그래서 어두운 길거리를 걸으며 어느날, 나는 이 노래를 혼자 불렀지. 나의 품 속으로, 오 주여. 나의 품 속으로, 오 주여. 하염없이 반복하면서 나는 어둠으로 들어가고 있었고 내가 내딛는 어둠의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속이 곧 내 안의 공허함이었네. 내가 나아갈 수록 나는 사실 더 깊숙이 빠져들고 있었네. 그래서 이 여행은 끝날 줄을 모르고.